우리나라엔 '청와대신문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

“청와대는 정부의 진실한 홍보에 만 진력해야 하고, 이에 만족해야만 한다”

문일석 발행인 | 기사입력 2020/08/31 [12:04]

우리나라엔 '청와대신문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

“청와대는 정부의 진실한 홍보에 만 진력해야 하고, 이에 만족해야만 한다”

문일석 발행인 | 입력 : 2020/08/31 [12:04]

▲ 문일석 본지 발행인.  ©브레이크뉴스

지금은 인터넷 시대이다. 인터넷이 언론의 한 중앙을 차지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뉴스를 읽는 게 대세다. 그런 중, 언론매체가 누려오던 영화를 스마트 폰이 빼앗아 갔다. 인터넷 시대, 두드러진 것은 홈페이지라는 언로(言路)가 새로 생겼다. 소위 '기관홍보  창구' '기업홍보 창구'가 자리를 잡았다.

 

예를 들면, 청와대 홈페이지, 서울시 페이지 류는 기관홍보 창구에 속한다. '삼성 홈페이지' '현대차 홈페이지' 류는 기업홍보 창구에 속한다. 이들 홈페이지는 자(自) 기관, 자(自) 사의 홍보를 전담하는 창구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는 과거 정부의 홈페이지와 사뭇 다르다. 비교하면, 박근혜 정부 홈페이지가 기어가는 수준이었다면,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홈페이지는 날아가는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의 홈페이지는 매우 노련해졌다. 역사 있는 일간 신문들인 조중동이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라고 표현하고 싶다. 최근 청와대의 한 홍보물(청와대 홈페이지는 어디까지나 홈페이지이므로 언론이 아니라 홍보물이라 표현함)을 일례로 든다.

 

지난 8월28일 청와대 청원코너에 이색 국민청원문이 올라왔다. 제목은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이며, 이 청원은 하루 만에 방문자 3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8월29일 정오 무렵 34만명을 돌파, 신문에 비유하면 특종을 날렸다. 청원자는 “인천 앞바다에서 진인(塵人) 조은산 삼가 올립니다”로 돼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29일에는 경상도 백두(白頭) 김모(金某)의 “진인 조은산을 탄핵하는 영남만인소(嶺南萬人疏)” 제하의 국민청원문이 올라왔다. 때 아닌, 아주 생소한 상소문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잇따라 게재된 것. 

 

조은산 상소문은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의 마지막 문장은 “폐하.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 폐하의 적은 백성이 아닌, 나라를 해치는 이념의 잔재와 백성을 탐하는 과거의 유령이며 또한 복수에 눈이 멀고 간신에게 혼을 빼앗겨 적군와 아군을 구분 못하는 폐하 그 자신이옵니다. 또한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겠다는 폐하의 취임사를 소인은 우러러 기억하는 바, 그 날의 폐하 그 자신이오며 폐하께서 말씀하신 촛불의 힘은 무궁하고 무결하여 그 끝을 알 수 없는 바, 그 날의 촛불 그 열기이옵니다. 성군의 법도는 제 자신마저 품을 수 있으나 폭군의 법도는 제 자신 또한 해치는 법, 부디 일신하시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비로소 끝내 주시옵고 백성의 일기 안에 상생하시며 역사의 기록 안에 영생하시옵소서. 간신의 글은 제 마음 하나 담지 못하나 충신의 글은 삼라만상을 다 담는 법, 소인의 천한 글재주로 일필휘지하지 못해 삼라만상을 담지는 못하였으나 우국충정을 담아 피와 눈물로 대신하오니 다만 깊이 헤아려 주시옵소서”로, 끝맺고 있다.

 

반론문 성격인 경상도 백두(白頭) 김모(金某) 상소문은 “소인은 경상도 산촌에 은거한 미천한 백두(白頭)로서, 본디 조정 의논의 잘잘못과 지난 일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일에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로 시작되고 있다.

 

조은산의 첫 청원 글은 8월31일 오전 11시25분 현재 집계로 396.399명이 들어왔다. 언론매체로 치면, 특종 중의 특종이다. 대단하게 흥행한 것이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엄연하게 언론매체가 아닌, 정부의 대국민 홍보용 인터넷 사이트이다. 청와대는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국가예산을 사용하며, 국가최고의 정보를 집합시켜, 국민들에게 국가의 하는 일을 알리고, 국가를 이끌어가는 기관인 것이다. 그리하면서도 집권자-집권여당에 유리한 정보를 공개하는 곳일 수도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언론이 아니다. 그럼에도 방문자를 대거 불러들이기 위한 상업언론이나 하는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국민청원 가운데 상소문 건이 바로 그 예이다. 조은산 상소문 문장 속에는 “폐하, 간신, 소인, 성군, 폭군, 백성..” 등등 왕권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단어들이 나열되고 있다. 백두(白頭) 김모(金某) 상소문에는 소인, 산촌 은거, 미천, 백두, 조정 등 왕조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단어들이 연이어 튀어나오고 있다. 시대에 아주 뒤지는 단어들인 것이다. 지금, 어느 시대에 사는지도 모르는 두 몽상가의 글들이 가감 없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랐다이 두 상소문들은 게재 후 그 글을 쓴 필자가 밝혀져 장외 언론논란(사실 보도)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본지 지난 29일자 “문재인 정부 더위 먹었나? 시대 뒤진 ‘이상스런 상소문’ 잇따라 게재” 제하의 글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수 많은 학생들이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어떤 시대감각을 익히겠는가? 민주주의를 배워야할 학생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시대에 이조시대의 왕조 분위기로 돌아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시대에 아주 뒤진 글들을 올리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가 이상스럽다. 왜 이런 글들을 공론화하는 것일까? 왕권독재를 지향하려는 것일까? 의심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제 철권 통치자인 왕이나 황제로 등극했나? 결코 아니다. 말도 안 된다. 대통령제 시대에 도대체 무슨 말인지? 뽕 돌았나? 문재인 정부, 더위 먹었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두 상소문의 청와대 홈페이지 게재는 청와대 홈페이지가 단순하게 국가 홍보를 하는 게 아니라, 교묘하게 언론사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와대는 이미 언론사 방문자를 크게 상회하는 방문자를 불러들였다. 다만 비상업적이라는 것만 다르다. 노련한 언론매체 제작기술을 습득한 경험자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언론도 아닌 주제에 시시때때로 언론을 물 먹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정권의 청와대 홈페이지와 문재인 정권 청와대 홈페이지를 비교하면, 기는 홈페이지와 나는 홈페이지라고, 따로 떼어 분류할 수 있다.

 

우리나라 매체 가운데는 '청와대신문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청와대는 '청와대신문사'를 운영-매체를 발행하는 것처럼, 연일 언론 물 먹이기, 언론이 청와대가 만든 이슈 뒤따라오게 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청와대의 국정홍보부서는 국가의 세금을 쓰면서 언론사들이 해야 할 일들을 가로채서 하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 홈페이지는 겉돌 게 아니다. 절대로 절대로, 겉돌아 선 안 된다. 청와대는 정부의 진실한 홍보에 만 진력해야 하고, 이에 만족해야만 한다. moonilsuk@naver.com

 

*필자/문일석. 시인.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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